한달 여 만에 내게 찾아온 평화~ 쌍둥이들의 방학은 나에게 긴 고행의 시간이였다. 앞으로 봄 방학이 또 오긴 하지만, 그래도 이 열흘 남짓의 해방을, 즐기고 음미하며... 이제야 내차례가 된 컴퓨터의 자판을 두드린다.
# 연택이의 말의 엉뚱함은 승택이의 욱하는 성격을 능가하는 위력을 지녔다. 우리집 컴퓨터에는 안상렬 전도사님(강도사님)이 교회홈피에 올려놓으신 통합성경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서 창을 열면 [오늘의 말씀]이 뜨게끔 해놓았다. 컴퓨터앞에서 '오늘의 말씀' 성구를 묵상하는데, 연택이가 대뜸, "엄마, '오늘의 말씀'이 신문에 있는 '오늘의 운세' 같은거지, 그치?" 화들짝_ "뭐? 아냐~ 연택아! 말씀을 묵상해서 하루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또 위로도 받는 그런거지 무슨!!" "으응 난 그런거랑 똑 같은 건 줄 알았지..." 그러고 나서 난 하루종일 녀석의 말이 마음에 걸렸다. 혹? 내 신앙이 샤머니즘적으로 보였나? 하나님의 말씀으로 오늘의 운세를 점을 친건 아닌지... '네길이 평탄케 되리라'는 말씀을 오늘하루는 좋은 일만 있을꺼야 하며 나도 모르게 점을 치고 있지는 않았는지...
# 2006년 송구영신예배는 주일이였다. 주일예배후 집에 갔다가 다시 오기에는 ( 저녁9시에 송구영신 헌금송 연습이 있어서) 애매한 시간이여서 남편과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창동거리 탐방(?)에 나서기로 했다. 이리저리 다니는 동안 아이들은 조금 지쳤는지, 아님, 쉴곳이 없어서 서글펐는지, 승택이가 " 아빠, 송구영신 예배 꼭 드려야해요? 그냥 집에 가면 안돼요?" 한다. 그때, 말도 안된다는 표정으로 연택이가 한마디했는데, 그 말이 하도 기가막혀서_ " 야! 송구영신예배는 꼭 드려야해!! 안그러면 일년이 재수없어!" 오~ 하나님. "연택아, 그런게 아냐, 한 해동안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지막날을 하나님께 드리고 또 한해의 처음 시작을 하나님만을 경배하겠다는 헌신의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는거야" " 그런거였어~ 미안해 엄마. 잘못 알았었네"
회개합니다. 아이들에게 신앙의 겉모습만 보여줘서... 우리가 왜 예배를 드려야하는지, 왜 말씀을 묵상해야하는지 알려주지 못한것을. 성구를 새긴 책갈피 꽂이가 부적이 아닌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판에 새기기위한 노력임을, 예배가 산신제나 굿판이 아닌, 하나님만을 경배하는 시간임을, 헌금이 성난 신을 달래는 제물이 아닌,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의 표현이며, 기도가 '비나이다 비나이다~' 주문이 아닌, 하나님과의 은밀한 대화임을, 선행이 천국에 들어가기위한 티켓이 아니라, 성도들이 마땅히 해야할 의무임을. 그래서 이 모든 것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를 위해 독생자 예수님을 보내신 하나님의 그 사랑을 갚을길이 없는 염치불구한 우리의 작은 헌신임을 가르치지 못한것을. 회개합니다. 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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